“표시량보다 적었다”…정량표시상품 4개 중 1개 ‘내용량 미달’ 논란

채현숙 기자

등록 2026-04-13 09:25

시중 정량표시상품 4개 중 1개는 표시량보다 실제 평균 내용량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정량표시상품 1,002개를 대상으로 상품별 3개씩 샘플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25%가 표시량보다 평균 내용량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량표시상품은 화장지, 과자, 우유처럼 포장에 길이·질량·부피 등을 표시한 제품을 의미하며, 「계량에 관한 법률」은 실제 내용량이 표시량보다 일정 범위를 초과해 적은 경우를 금지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법적 허용오차를 벗어난 상품은 2.8%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기준 준수 수준은 양호했다. 그러나 평균값 기준으로 보면 상당수 상품이 표시량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일부 제조업체가 허용오차 범위 내에서 의도적으로 내용량을 낮추는 방식으로 제도를 활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평균량 기준’ 도입을 포함한 법 개정을 추진한다. 현행 제도가 허용오차 준수 여부만 판단하는 데 그쳤다면, 앞으로는 평균 내용량이 표시량 이상이 되도록 관리 기준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이는 소비자가 체감하는 실질적인 내용량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조사 대상은 기초생활물품, 소비자 밀접 상품, 고가 상품, 정량 관리가 어려운 상품 등 4개 유형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대형마트와 지역마트, 온라인몰에서 직접 구매한 제품을 바탕으로 분석이 이뤄졌다.


품목군별로 보면 법적 허용오차를 초과한 비율은 냉동수산물이 9%로 가장 높았고, 해조류 7.7%, 간장·식초류 7.1%, 위생·생활용품 5.7%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량 관리가 까다로운 수산물과 가공식품에서 상대적으로 기준 미달 사례가 많았다.


평균 내용량이 표시량보다 적은 비율은 음료 및 주류가 44.8%로 가장 높았으며, 콩류 36.8%, 우유 32.4%, 간장 및 식초 31.0% 등이 뒤를 이었다. 소비자 구매 빈도가 높은 품목에서 체감 손실이 클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조사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연간 약 1,000개 수준이던 시판품 조사 물량을 1만 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중국 약 2만8,000개, 독일 약 6만 개, 일본 약 16만 개 등 해외 주요국 대비 부족하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김대자 국가기술표준원장은 “정량표시상품은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라며 “평균량 개념 도입과 사후관리 강화를 통해 생활 필수품의 내용량이 정확하게 유지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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